코골이치료 안 하면 삶의 질 현저히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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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주부 박모씨는 3년전부터 남편의 코골이와 씨름하면서 좋기로 소문난 부부금실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남편의 얼굴만 봐도 자신도 모르게 짜증이 난다고 말한다. 남편은 남편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일상에서 졸음이나 피로 등을 호소하고 직장에서도 가끔 자신이 뭘하려는지 잊을 만큼 건망증이 심해졌다. 명석했던 아들(13)마저 학교를 다녀와 눕기부터 하는 등 피곤함과 주의력 산만으로 학업성적이 내내 떨어지고 있다.

최근 코골이의 심각성에 대한 국.내외 연구자료가 쏟아지고 있다. 스페인의 연구자들에 따르면 수면 중 무호흡증으로 고통 받는 이들은 자동차 사고에 연루될 가능성이 보통 사람들보다 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최근 미국 뉴욕대 연구팀에서는 코골이를 방치하면 기억력이 남들보다 10년이나 빨리 저하되고,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 외에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뇌졸중 발생위험이 3.3배나 높고, 심장마비가 발생할 확률도 무려 8배나 높은 것으로 해외 연구결과 나타났다.

그러나 불행히도 국내에서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의 심각성을 여전히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30~35세 남성의 20%, 여성의 5% 정도가 코를 골고, 나이가 들수록 수치는 증가해 50세 이후엔 남녀의 절반 이상이 코를 고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한 코골이.수면무호흡 환자수는 무려 120만명 이상이지만 5%만이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고, 나머지 95% 환자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진단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코골이는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연령대별로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 소아 코골이는 3~12세 어린이 중 10∼25%가 해당할 정도로 흔하다. 그 중 10%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경험한다. 이를 가벼운 잠버릇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부모가 대다수지만 아이의 키 성장은 물론 행동·학습 장애, 심하면 심혈관계와 지능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 나이대 코골이로 인해 수면이 부족한 아이는 짜증이 늘고 공격성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20대의 이후의 코골이는 단체생활의 어려움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성에게 가장 멋져 보이고 싶은 20대 대학생 시절, 선후배가 어울려 함께 잠을 자는 대학 MT 숙소에서 코를 골아 망신을 당하거나 남에게 폐를 끼치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사례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MT, OT 등 1박을 해야 하는 학교 행사에 기피 현상까지 보이기도 한다. 만약 여성이라면 더 고민이 많을 수 있다.

가정을 꾸리는 30대 이후의 코골이는 부부금실에도 큰 위협이 된다. 영국에서는 코골이가 이혼의 세 번째 원인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코골이가 심하면 이혼의 사유까지 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굳이 이혼이 아니어도 코골이는 부부가 각방을 쓰게 만들고, 수면스트레스로 인해 부부간 불화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40~50대가 되면 코골이는 건강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코골이를 장기간 방치하면 수면 중에 숨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처럼 몸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질환이나 당뇨,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년은 음주, 흡연,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비만과 당뇨, 고혈압의 발생률이 가장 높은 시기여서 수면무호흡으로 산소까지 부족할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지고, 자칫 돌연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코골이는 더 이상 남자의 심볼이 아닌 자신과 가정의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코골이 증세가 있다면 하루 빨리 전문병원을 찾아 원인을 분석하고 적절한 치료에 나서야 한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증상과 원인에 따라 구강 내 장치와 양압기 등의 비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구개수구개인두 성형술, 이설근전진술, 양악전진술 등 시술적 치료가 시행된다.

무엇보다 부적합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재발하거나 아예 효과가 없을 수 있어 환자별 증상에 맞춰 다양하고 검증된 수술법이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것이 치료나 비용면에서 효과적이다.

지앤지병원 수면클리닉 현도진 원장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연령대별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치명적인 합병증 유발로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가볍게 여길 질환이 아니다”라며 “생활의 불편을 없애고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초기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부터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디지털타임스 기사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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